일반적인 라모라와 케삭 혼혈이 겪는 정체성 혼란을 마리카가 겪지는 않았다. 라모라인과 케삭의 오랜 분쟁 속에서 ‘발생’하고는 했던 보통의 라모라-케삭 혼혈들의 상황과 달리 마리카의 부모는 서로 사랑했기 때문이다. 두 사람은 진심으로 사랑했고 또 그 사랑을 마리카에게 주었다. 덕분에 마리카는 균열 속에서도 순수함을 간직한 천진한 소녀로 자랄 수 있었지만 한 가지. 친구가 없었다. 그것이 외로웠음을 말하는 건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분명한 건 부모님의 그 큰 사랑에도 균열 속, 가족만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자란 이의 마음에는 채워질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.
마리카는 채워질 수 없는 마음을 채우기 위해 균열을 넘었고 연방에 이르러 인신의 근위가 되었다. 그리고 현재 마리카는 마음속 빈 공간이 따스함으로 채워질 것이란 확신에 가까운 예감 속에 부모님의 대검을 휘두르고 있다.
